지난주 뉴스위크에서 카버스토리로 다룬 독도관련 기사를 훑어보았다. 한일간의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운 이슈인데다 양국 정치인과 매스컴의 설익은 선동과 보도로 순식간에 동북아시아의 긴장으로 치달은 감이 있어 반추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옳다는 당연함을 차치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렇게 뒤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일이 이렇게 전개되도록 도대체 일국의 대통령은 얼마나 심사숙고한 연후에 발설을 했는지 궁금하고 또 갑자기 바람직하지 않은 논란은 그만두자고 흐지부지 끝내려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대통령과 정부의 발언와 대응이 너무 1차원적이고 즉흥적이진 않은지 우울하다. 각설하고,
뉴스위크의 독도기사는 처음부터 읽기에 거북했다. 국제적인 시사지로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다분히 우리나라에 대해 (일국의 대통령에게는 물론이고) 모욕적인 논조로 시종했다. sea of japan이라든가 takeshima가 bamboo island라는 뜻이라고 지극히 친절하게 기술함은 물론 일본 우익의 주장을 다분히 일본적인, 교활한 수사로 포장하고 한국과 한국인을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으로 서술함으로써 그들이 항상 해온 국제적인 합리화와 자신들 심연의 카타르시스를 충족시켰음에 다름아니다. 기사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유치하고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독도 분쟁을 해결하려고 같이 노력하기 보다는 국제법에 질까봐 우기기만 하고, 몇 명의 (several) 위안부 할머니들이 우익의 선동을 받아 일본의 정당한 보상 제안을 거부하고 걸핏하면 떼만 씀으로써 드디어 일본국민도 이제는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그리고 미국도 한국의 미친(crazy) 행동에 대해 우려한다고 적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다분히 일본적인 도발이다.
일본판 기사를 실은 거라지만 도대체 뉴스위크는 국제적 시사지로서 국가간 첨예한 외교적, 역사적, 민족적 갈등을 빚는 이슈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의 대응도 만족스럽지 않다. 어제와 오늘 뉴스에서 보면 미국의 엄중한 중재로 갈등이 서둘러 봉합되는 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애들 싸움처럼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도대체 우리는 외교력도, 정치력도 그리고 행정력도 없는건가. 기사에 lame duck에 빠진 것으로 언급된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부질없고 성찰없는 언행을 자제하고 임기말을 정리했으면 한다. 앞으로 선출되는 한국의 대통령은 기사에서 일본인 필자가 우려하는 대로 (약올리는건지는 모르지만) 취임 전 독도를 방문하는 전통을 확립했으면 한다. 국민의식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축구협회장을 이제라도 빨리 경질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어린이들부터 정치인들까지 모두 독도가 결코 다른 나라가 넘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영토임을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영토는 타협의 대상이 결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안에 있는 이성적으로 가장한 회색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자원을 공동 개발하자든가, 리앙쿠르섬으로 바꿔부르자든가, 섬을 폭파시켜버리자든가하는... 우리의 목청 큰 정치인, 언론인, 공무원은 다 어디에 있는가. 김장훈만 쳐다봐야 하는가. 글을 쓰다 보니 괜시리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의 제안- 지금부터라도 과거사를 바로잡고 과오를 촉구하는 역사적 관점에서 한국이 중국, 대만 그리고 동남아국가들과 함께 반인륜적인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을 낱낱이 파헤치고, 생사불문하고 범죄자를 끝까지 단죄하고, 그들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등 일본의 지속적인 반성을 촉구하는 동아시아 국제기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