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윈난여행기 1

디아비콘 2015. 2. 23. 13:03

삶이 무료하고 권태롭다고 느낄 때, 혹은 정말 쉬고 싶은데 바빠서 쉴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을 때가 실은 훌쩍 여행을 떠날 때다.  여행서적, TV의 여행프로에 혹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여행은 미지로 떠나는 과정 아니겠는가?  단순하게 시작하자.  국내는 대충 가봐서 알고 있다.  그럼 해외다.  나이 먹었으면 해외출장이다 연수다 해서 비행기 타고 특급호텔에 머문 경험 대부분 있다.  헌데 특별한 재미를 느꼈을 리 없다.   패키지여행 가 봐야 함께 어울리고 움직이는 이들은 죄다 같은 한국사람들이다.  이국정취를 충분히 느끼기에 양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면 배낭여행이 어떨까? 

 

1.  어딜 가지?

 

오랫동안 선망의 목적지는 일본이나 미국이었다.  특히 미국-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하와이, 서부의 LA나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그 뉴욕.  그런데 이러저러한 계기로 이미 한번씩은 가봤다.  과연 대단하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작용한다고나 할까.  그리하여 눈을 슬쩍 가까운 곳으로 돌려보니 이게 웬 일?  왜 이리 많이들 중국에 오가고 있는지.  하긴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국 이상으로 우리와 매치가 되는 나라는 없으렷다.  당연히 처음엔 베이징이나 샹하이로 눈이 가겠지.  하지만 이미 도쿄나 뉴욕 등 대도시를 보았기에 단순히 대도시의 위용만으로 중국에 매료되진 않는다.  자금성, 동방명주 대단하긴 한데 한 눈에 쏙 들어오고 깊은 감동을 받기엔 부족하다.  생김새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오히려 서양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없다.  이쯤이면 귀에 익은 항저우나 시안, 청뚜 등으로 눈이 간다.  헌데 중국여행이 흔해진 요즈음 부쩍 귀에 들리는 곳이 있다.  몽고, 티벳, 윈난.  그 중에서도 구름의 남쪽이니 봄의 도시니 하는 윈난이 겨울철 여행지로 어필해 온다.  자,  이렇게 여행지는 자연스럽게 윈난으로 귀결된다.

 

2.  어떻게 준비하지?

 

여행 한두번 해 봤나?  여권은 있을테고 중국의 경우 비자 받아야 하고 비행기와 숙소 예약하는 것이 기본이렷다.  근데 중국여행에는 자잘한 비용이 들어간다.  비자 발급비용만도 개인은 5만5천원인가 하고, 여행사에 맡기면 1, 2만원 더 든다. 옛 대우빌딩에서 비자업무를 보고 있으니 여행사 찾아가느니 직접 신청하는 게 낫다.  3, 4일이면 나온다.  비행기표 예매도 국적항공사에겐 안 된 얘기지만 인터넷으로 중국항공사 예약하면 훨 싸다.  아주 좋은 점 한두 가지:  비행기로 뉴욕 갔다 올 비용이면 비행기 타고 윈난 가서 3, 4 주 있을 수 있다.  비행기 요금과 숙박비에서 아주 유리하다.  대신 불편한 점은 세계 어디를 가도 통하는 영어로 소통이 안되는 곳이다.  하지만 한자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다행.

 

3.  D-day 카운팅

 

자, 이제는 액션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일단 은행가서 은련체크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3, 4일 만에 나온다.  중국에 있는 왠만한 은행 ATM기는 은련카드를 인식하기에 국내은행에 잔고가 있는 한 현지에서 중국돈을 인출할 수 있다.  신용카드 비용이나 환전수수료가 들지 않아 단 얼마라도 유리하다.  미국의 막강한 구글이나 페북이나 안 되는 곳이니 이에 해당하는 중국의 Baidu map이나 Ctrip, WeChat 등 앱을 미리 스마트폰에 깔아놓는 것이 필수다.  배낭여행자라면 쩔쩔매면서 여행사나 제3자에 비용을 지불하면서 여행하느니 이런 앱을 이용하여 직접 숙소, 이동수단 등을 예약할 수 있으니 1석2조다.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은 필수적이다.  단 보험약관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제 짐 꾸리기.  라면이니 한국식품 가져갈 필요 없다.  현지에 왠만한 것은 다 있다.  시골노인 서울구경 가는 거 아니니 적어도 책 한두권- 여행서적보다는 구본형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나 존 르 카레의 고전적 추리소설 같은 책 -을 챙겨라.  처음 가는 곳에서의 이동을 고려하면 짐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집 근처에서 공항버스 타면 인천공항.  체크인하고 나면 출입국심사 등록을 하자.  출국장에서 줄서서 출국심사를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면세점 즐비한 곳으로 나가게 된다.  윈난가는 사람이 면세점에서 뭘 사려는가.  바로 게이트로 가서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비행기에 탑승하게 된다.

 

 

 

3.  중국에 도착하면

 

자, 나의 비행기 티켓은 직행보다 싼 1회 환승지인 샹하이 푸동공항에 1시간만에 도착하게 된다.  기내에서 식사도 하고, 중국인들도 보면서 여유를 갖는다.  하지만 푸동공항에 내리면서부터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입국심사 받고 짐 찾아야 하고, 머물 곳으로 가야 하니.  하지만 걱정할 필요없다.  대도시인 샹하이이 입국심사관은 오히려 미국의 입국심사관 보다 친절하고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는다.  막상 공항 밖으로 나와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영어로 소통하려는 생각은 포기하라.  자신의 순발력과 판단력을 믿어라.  경유지에서 며칠 지내다가 쿤밍으로 가기로 한다.  자, 어찌어찌하여 ATM에서 첨으로 위안화를 인출하고 항저우행 시외버스에 오른다. 2,3시간 후 항저우에 내리면 눈에 띄는 이통사대리점에서 유심칩을 사서 스맛폰에 끼워라.  그러고나서 예약한 숙소에 가는 방법을 잠시 고민하라.  정 자신이 없거나 지쳤으면 아무 생각없이 택시를 타라.  생각보다 친절하고 택시비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  대리점직원이나 운전기사를 보면서 중국인에 대한 선입견이 점차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숙소에 들어 여장을 풀면 첫날 일정은 성공적이다.  이제 느긋하게 주변을 거닐거나 식사할 곳을 고르면 된다.